• 교강사동정 및 칼럼

제목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 - [고종완의 부동산 더하기 곱하기] 새 정부 주택정책, 수요자 맞춤형 공급 로드맵 짜라
날짜 | 2022-05-04글쓴이 | 이나경

오는 10일 윤석열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은 폭풍전야다. 시장은 혼란스럽고 국민은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거래 절벽에다 서울 강남 재건축과 일부 고가 아파트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강북 외곽 지역 아파트는 하락하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시장 위축 속에 지역별, 상품별, 규모별, 가격대별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집값이 고점을 찍고 조정기로 진입하는 과도기에 흔히 발생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작금에 벌어지는 금리 인상, 환율 급등, 실물경기 위축,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새 정부의 공약과 실행 간 괴리 및 정책 기조의 불확실성과도 연관성이 높다. 시장 참여 주체들 간 셈법이 다르고 매매심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급기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예고했던 중요한 부동산대책 발표를 미루고, 재건축 규제 완화 속도조절 및 1기 신도시 재개발 관련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강남, 용산, 여의도, 목동, 분당, 일산 지역 재건축 아파트와 집값이 급등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교란 내지 재상승 움직임이 감지된다. 아는 바와 같이 최상위 시장이자 바로미터 기능을 하는 이른바 선도시장이 상승하면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전체 시장으로 확산될 개연성은 농후하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서민 입장에서 미친 집값, 미친 전셋값 때문에 정권교체를 했더니 문재인정부 때와 무엇이 다른가 하는 의문과 반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정말이지 5월은 신정부 부동산정책이 본격 시험대에 오르고 하반기 시장 향방을 가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그렇다면 윤석열표 부동산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지향하고(정책 목표), 어떤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 속도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국가경제적으로 중요하고 국민주거행복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난해한 과제지만 해법을 찾는 일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책학 교과서와 선진국에서 지혜와 교훈, 모범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네 가지다. 하나씩 보자.

먼저 부동산 문제와 정부 정책의 개입 필요성이다. 한국은 정책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로 부동산이 차지하는 산업 비중이 높고 주택 투자가 전체 경기순환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택정책의 목표는 시장 안정, 주거복지, 주거수준 향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시장이 불안하고 무주택자 주거복지가 훼손되며 주거수준 개선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시장은 자율조절 기능 저하로 실패하기 쉽기 때문에 균형 상태 회복을 위해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근거와 정당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시장 실패보다 더 무서운 게 정책 실패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다. 그러므로 올해는 공급 부족과 정책 실패로 지난 5~6년 장기 상승한 주택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킬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둘째, 정책의 실효성과 한계다. 정부는 시장이 과열되면 규제 정책을, 반대로 냉각되면 규제 완화 내지 부양책을 펴는 것이 원칙이다. 요즘처럼 공급 부족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오를 경우 주택 공급은 지속적으로 늘리되 투기 수요는 억제하는 규제 정책이 가장 효과적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는 공급은 등한시한 채 수요 억제 일변도 정책에 치중한 결과 시장 불안정과 가격 급등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신정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지속적인 공급 증대는 물론 불필요하고 과도한 규제는 철폐하는 기조로 나아가는 정책의 궤도 수정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셋째, 규제 정책도 필요한 규제와 불필요한 규제가 있다. 정부 정책은 주택의 매매가격, 임대가격, 신규주택 건설, 주거수준, 수요와 공급 여건, 즉 시장 상황과 주택 성과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책은 주택 수요와 공급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며 반대로 수요·공급도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을 한다. 이를테면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직접 공급하거나 간접적으로 주택 거래나 배분을 통제하는 규제 방법이 있다. 대표적 규제로는 조정대상지역 등 도시 규제, 재건축 억제 등 토지 이용 및 건축 규제, 주택대출제도, 대출금이자상환공제, 취득·보유·양도세 등 세부담, 분양가상한제 및 임대료 등 가격 규제, 전매제한조치를 꼽는다.

넷째,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의 범위와 강도, 방식, 대책은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규제가 다양하고 규제 수단과 방법이 강력한 나라다. 예를 들면 분양가 규제, 평형 규제, 재건축 규제, 주택거래 규제는 다른 나라에서 찾기 힘든 규제에 속한다. 특히 주택정책의 핵심 요소인 택지 공급, 도심 재개발은 공공부문이 장악하고 있는 데다 고가주택,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중과라는 특유한 세금제도가 있다. 때문에 과도한 취득·보유·양도세 등 세금 중과 조치는 매물 잠김, 시장 왜곡, 소비자 선택 제한, 주거수준 향상의 장애물이 돼 효율성을 저해하고 시장 교란을 야기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편이다.

결론이다. 윤석열표 주택정책이 실패 반복의 고리를 끊고 국리민복의 ‘한국형 성공모델’을 창조하길 바란다. 세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 하나는 지역별, 연차별, 소득수준별로 ‘수요자 맞춤형 공급 대책’과 10년 장기 공급 로드맵을 짜야 한다. 지역(행정권, 생활권)별로 정확한 수요예측에 기반한 매년 적정한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민간분양 공급 물량을 육하원칙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는 지금부터라도 필요한 규제가 무엇이고 불필요한 규제가 무엇인지, 옥석을 구분하고 선별하는 일이 급선무다. 모든 규제는 다 나쁘다거나 문재인정부 정책과 반대로만 가면 성공한다는 고정관념 내지 편견은 버려야 한다.

끝으로 부동산 경기 변동의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 수단과 방법을 심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규제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단기 영향과 장기 영향을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 개별적인 정책 수단과 방법의 선후·경중·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올해 정책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정책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아 시장 안정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최소한의 주거를 보장하며 저렴한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정책을 기대해 본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댓글 0